- 가처분 신청을 취하함으로써 사건은 일단락된 것으로 보이는데.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네띠앙엔터테인먼트가 2월 5일 '위안부'에
관한 자료를 문의한 바 있다. 그때 정대협측에서는 어떤 형식과 내용인지 알
수 없으니 제작기획서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보내온 기획서 역시 모호했다. 그리고 기자회견을 통해 화보집이 발표
되었다. 그것도 우리는 기자회견에 참여한 기자를 통해 알게 되었다. 누드프로
젝트를 중단하고 삭발했다는 것 역시 네띠앙 항의방문 의사를 밝힌 직후 기자
들로부터 들었다. 진정한 사과라면 피해자와 관련단체, 국민들에게 분명히
해야하는 것 아닌가?
이승연씨 역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은 사실이므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
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17일 많은 언론에 보도된 대로 이승연씨가 나눔의집,
정대협 등을 방문했다. 그 이후 이승연씨에 대한 옹호론, 동정론이 제기되고
동시에 지독한 할머니들이라는 비난이 제기됐다. 일단 네띠앙측에서 배포금지와
촬영중단을 선언했으므로 가처분신청을 취하한 것이다."
- 한바탕 전쟁을 치루고 난 느낌 일 것 같다. "그나마 사태를 빨리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은 정대협을 비롯한 관련단체들이
발빠르게 대처한 덕분이었다고 본다. 이번 사건이 여론의 관심을 높이는 등
긍정적인 역할을 한 측면도 없진않다. 14년 운동하면서 연예부 기자가 정대협을
방문하기는 처음이었으니까."
- 앞으로 어떤 활동을 펼칠 계획인가. "이렇게 모아진 여론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더 이상 '위안부'
문제가 한순간의 반짝하는 사건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 송민성
“바위처럼 든든히 살아남아 일본 사죄받겠다”
위안부 피해자들의 솔직한 이야기들
이날 토론회에는 강일출씨를 비롯한 여섯 분의 '위안부' 피해자들이 참석해 '위안부' 누드에 관한 자신들의 의견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강일출씨"내가 (그 소식을 듣고) 몸이 아파서 며칠을 드러누워 있었다. 몸이 아픈데도 우리 일이므로 (이 자리에) 나왔다. 우리 할머니들은 슬픔을 마음에 묻고 문제 해결될 날만 기다리며 피눈물을 쏟고 있자니 몸이 떨어져나갈 것같다. 이런 말을 누구에게 하겠는가? 젊은 세대들이 우리같은 고통을 다시 겪어서는 안되지 않는가?"
김순덕씨"우리는 '위안부'가 아니다. 강제로 끌려간 사람들이다. '위안부'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치가 떨린다."
김군자씨 "('위안부' 누드 파문이) 해결된 걸로 생각하지 않는다. 50년이 넘도록 대통령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들어본 적이 없다. 정치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하루 빨리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박옥련씨"내가 올해 나이 86살이다. 언제 죽을지 모른다. 어서 정부에서 나서서 일본이 '앗따 한국 사람들 대단하구나' 싶어서 얼른 해결하도록 해야하지 않겠나."
이옥선씨 "16살에 '위안부'로 끌려가 58년만에 고국에 돌아왔는데 나아진 것이 하나도 없다. 중국, 미국, 일본 어디를 가도 마찬가지다. 우린 어드메 나라 사람이냐? 1년 넘어 고생해서 국적 취득했지만 포기하겠다고 했다. 그 심정이 어떻겠는가? 내 몸에 그때 상처가 남아있는데 그걸 볼 때마다 내 마음이 어떻겠는가? 일본은 우리가 다 죽기만을 기다린다. 안넘어가겠다. 바위처럼 든든히 살아남겠다." / 송민성
-------덧붙이는 글---------------------------------------------------
한편 이날 토론회를 진행하는 가운데 '위안부' 피해자 정서운씨의 사망소식이 전
해져 참석자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고(故) 정서운씨는 1924년 하동출생으로 1937년 '위안부'로 끌려가 인도네시아 수마리아에서 8년간 '위안부' 생활을 했다. 1992년 '위안부' 신고를 한 이후 일본, 미국 등지에서 활발히 증언활동을 함으로써 '위안부' 문제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004년 2월 26일 이른 7시 30분 81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장례식은 3일장으로 28일 치뤄질 예정이며 장례비를 모금하고 있다. 후원계좌: 농협 818-12-307082(예금주 심인경)
2004/02/27 오전 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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