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접국가와의 관계개선이 필요한 시기,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 등 각료 3명이 춘계 예대제(春季例大祭∙4월 21~23일)에 맞춰 야스쿠니(靖國)신사에 참배했다. 아베 총리는 참배하지 않았으나 신전에 바치는 공물인 ‘마사카키’ (眞榊)를 봉납했다. 한국은 이에 반발해 이번 주말에 예정됐던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일본 방문을 취소했다. 중국 외교부도 일본에 “엄정히 제기”했다고 발표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외교에 영향을 미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스쿠니 신사참배는 역사인식에 관한 문제이며 두 나라의 반발은 당연히 예상된 것이다. 지금 일본 외교에서 가장 우선해야 할 과제 중 하나는 핵∙미사일 문제로 강력히 도발하고 있는 북한에 일∙한∙중이 결속해 맞서는 것이다. 한국 외교부 장관의 일본 방문도 그 조정의 일환이었다.
분명 일본과 한∙중 두 나라와는 센카쿠(尖閣)와 다케시마(독도) 문제를 둘러싼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감시선이 센카쿠 주변의 일본 영해를 침범하는 등의 행위에 대해 항의하는 것은 당연하다. 동시에 아베 총리 자신이 “대국적인 관점에서 관계를 진전시키겠다”고 말한 것처럼 끈질기게 관계회복을 도모해야 한다. 지금은 그러한 미묘한 시기다. 그런데 야스쿠니 문제로 말썽을 일으키는 것은 이러한 상황에 역행하는 것은 아닐까. 이로인해 관계개선이 어려워진다면 국익을 해칠 뿐이다.
아베 총리는 원래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제1차 아베 내각 때는 참배를 보류함으로써 악화된 두 나라와의 관계를 타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 각료가 참배한 것에 대해 아베 총리는 “자유의사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라며 각자 판단에 맡겼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 자신이 참배하지 않음으로써 문제없이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너무 만만하게 봤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 총리가 된 후에도 역사문제를 지나치게 앞세우지 않고 경제 살리기를 우선시해왔다. 그러나 요즘 걱정스러운 언동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2월 국회 답변에서 “(지난번) 총리 재임 중에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할 수 없었던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어제 국회에서는 과거의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해 사죄와 반성을 표명한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담화에 대해 “아베 내각이 그대로 계승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지지율이 높다고 긴장감이 떨어진 것은 아닐까. 각료의 언동도 포함해 자제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