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치즈키 교수 "화해는 진행형…한번 사죄와 보상으로 안 끝나"
모치즈키 교수의 주장을 정리하면 이렇다.
일본계 美 학자 "日 언론, 군 위안부 좁은 논쟁 넘어서야"
모치즈키 교수 "화해는 진행형…한번 사죄와 보상으로 안 끝나"연합뉴스 입력 2014.12.02 16:46 수정 2014.12.02 16:55
모치즈키 교수 "화해는 진행형…한번 사죄와 보상으로 안 끝나"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일본계 미국인 학자가 아사히신문의 일부 오보 인정 이후 분출된 일본 보수 언론의 군 위안부 강제동원 부정 움직임에 일침을 가했다.
마이크 모치즈키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2일 도쿄 지요다(千代田)구 JP타워에서 신문통신조사회 주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행한 기조강연을 통해 "일본 언론이 군 위안부와 관련된 '조작된 이야기'를 둘러싼 좁은 논쟁을 넘어서기 바란다"고 말했다.
↑ 강연하는 모치즈키 교수 (도쿄=연합뉴스)
지난 8월 아사히 신문이 제주도에서 한국인 여성들을 강제연행했다는 요시다 세이지(사망)씨의 주장을 토대로 쓴 과거 기사 10여 건을 취소한 이후 산케이, 요미우리 신문 등 보수 언론이 군 위안부 제도의 강제성을 부정하는데 앞장서는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모치즈키 교수는 "영향력 있는 일본 언론사들이 20세기 전반에 일어난 일들을 경시하고, 심지어 부정하려 하는데, 그것은 좁고 근시안적인 견해"라며 "일본 언론과 정치인들이 현재의 선거 시즌에 이웃국가와의 역사적 화해가 일본의 장기적 이익에 맞는다는 것을 인지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식민지 및 침략 행위의 가해국과 피해국 간의 화해에 대해 "한 번의 사죄와 보상으로 끝나지 않는 진행형의 과정"이라며 "우정과 신뢰, 상대에 대한 공감을 형성하기 위한 끝없는 노력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모치즈키는 '화해'의 핵심 요소 중 하나로 '사죄의 행동'을 꼽고 나서 "'일본이 그동안 했던 사죄와 보상으로 충분하지 않느냐'고 내게 묻는다면 내 답은 '충분하지 않다'이다"라며 "중요한 것은 과거에 대해 계속 기억하고 교육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일본의 젊은이들이 침략의 역사를 배워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침략의 역사를 담은 기념시설 건립을 일본에 대한 모욕으로 생각하고 (시설을) 없애 버리려 한다"고 지적하고 "어떤 나라든 과거에서 배우는 것은 국가적 자긍심의 문제이지 국가적 수치의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치즈키는 일본이 참고할 다른 나라의 과거사 대처 사례로, 미국 내 일본인 강제수용 피해자에 대한 미국 정부의 사죄와 보상을 거론했다.
그는 미국이 1988년 법률을 제정, 태평양 전쟁 때 미국 내 일본인 강제 수용소에 수용됐던 자신의 아버지를 포함한 피해자들에게 대통령의 사죄편지와 보상금 등을 제공한 사실을 거론하고 당시 자신이 미국인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러웠다고 소개했다.
미국은 또 일본인 피해자에 대한 사죄와 보상에 그치지 않고 국립공원 관리 당국을 통해 수용소 시설을 보수·보전함으로써 같은 잘못을 다시 저지르지 않도록 교육하는 데 활용했다고 그는 소개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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