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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블루스 괜찮아!’ 일부 장교 성희롱 통념 ‘여전’

윤명숙 2007. 4. 27. 03:06
‘블루스 괜찮아!’ 일부 장교 성희롱 통념 ‘여전’
[뉴시스] 2007년 04월 26일(목) 오전 11:41
【서울=뉴시스】'성희롱의 원인은 과다노출 때문이다'. '회식자리서 블루스를 제의하는 것은 괜찮다'
여군에 대한 성희롱 인식 조사에서 상당수 지휘관급 장교들이 잘못된 통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성희롱 문제를 우려해 간부 10명 중 8명은 여군과 근무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는 26일 '양성평등 제고를 통한 선진국방문화 창출' 정책 포럼에서 이 같은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를 맡은 합참 인사군수본부 곽용철 중령는 '선진국방문화 발전을 위한 여성인력 운영방안' 연구에서 남자군인 중 지휘관(대대장) 경험자 및 예비지휘관인 중령급 장교 1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성희롱은 '사소하고 개인적인 문제', '성적 관심의 표현'이라고 답한 경우가 각 41, 37%에 달했고 '여성의 과다노출로 인한 성적 충동에 의해 발생한다'는 대답도 22%였다.

심지어 성희롱이 '인간관계를 원만히 하는 요소', '친밀감의 표현'이라는 답도 각 15%를 차지했다.

시각적 성희롱 행위에 대한 인식에서, 성 관련 물건이나 나체사진을 보여주는 것, 성관계를 연상케 하는 몸동작. 손놀림, 신체부위를 유심히 쳐다보거나 훑어보는 것 등에 대해 '심각한 성희롱이 아니다'라고 답한 경우가 각 26, 20, 20%였다.

육체적 성희롱의 경우, 억지 술시중, 성적부위를 만지며 대화, 강압적 블루스 제의 등에 대해서도 같은 응답이 각 24, 22, 22%에 달했다.

또 성적 관계에 대한 질문, 계속적인 데이트 신청, 성경험 대화 등에 대해 26~28%가 '심각하지 않은 언어표현'이라고 답했다.

반면 지휘관급 장교들은 성희롱 가해자가 되면 군인으로서 생명이 끝나고, 무고가 밝혀지더라도 회복되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이 때문에 여군과 근무하거나 접촉하는 것을 피하는 부작용도 나타났다.

여군에 대해 '편안하게 대한다'는 경우는 32%에 불과했고, '사적인 언동을 조심한다' 42%, '사적 대화는 피한다' 22% 등이었다.

성희롱 가해자로 지목됐으나 무고가 확인됐고 원만히 해결됐을 경우 군복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에서 86%가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답해 명예가 강조되는 군 문화의 특성이 그대로 나타났다.

이 같은 인식는 지휘관으로서 부하의 신변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주고, 단결된 전투력을 발휘해야 하는 군조직의 특수성에 비추어 상당한 저해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발표를 맡은 곽 중령은 "잘못된 통념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여군을 대하는 남군은 지나치게 부담스러운 태도를 갖고 있음을 알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강력한 규제 중심의 정책 보다는 예방적 차원의 합리적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명확한 성희롱 판단기준과 신고기준 마련, 문제해결을 위한 다양한 창구 운영과 위기중재 등 단계적 처리제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경환기자 khchoi@newsis.com